중추가절 / 이하(李夏)

제비도 돌아가고 연어도 돌아 가고 하늘의 구름도 어디론가 갑니다.

이 가을 오는 골목,
우리도 깃을 달고 마냥 가고픈 곳이 있습니다.

어머니, 비비고 비빈 밤알 두 손에 쥐어주는 동구밖 신작로
쌀쌀한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바라보는 한가위 보름달
안개에 젖은 낙엽을 주어 다시 닦아 놓아두는 두렁
나도 고니가 되어 청둥 오리가 되어 가는 곳

잠시 내 삶의 영혼을 씻고 옛사랑 눈물도
고만고만 되새겨 조금만 아프도록  맑게 닦아놓고 오고싶은 곳

고향이라부릅니다.
고향이라 또 이름합니다.